부엉-로그
정치 이야기를 다루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글쓴이 강원국이 손님으로 나와 자신의 책 이야기를 꺼냈다. 책 제목은 . 글쓴이의 인상과 재미있는 말투 때문에 아, 저 책 사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놀랍게도 누나가 쓰는 책상 위에 대통령의 글쓰기가 놓여있었다. 알고 보니 누나도 그 방송을 들으며 그 책을 샀단다. 는 8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다듬으며 강원국이 느낀 것을 수필처럼 적은 책이다. 두 대통령의 공통점과 차별점을 들기도 하고, 대통령이 직접 전한 내용과 그들의 가치관 이야기도 들려준다. 지난 대통령 연설문 일부도 소개한다. 소설로 따지면, 관찰자의 눈으로 주인공을 빈틈없이 살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글쓴이의 생각 보다는 두 대통령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퀸과 리신은 누가 유리하고 불리한 것이 별로 없는 사이다. 둘 다 2렙 갱을 갈 수 있고, 강력한 편. 한쪽이 이득을 보기 시작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게임이 기울기도 한다. 굳이 따지자면 멀리서 칠 수 있는 퀸이 처음에는 더 유리하다고 본다. 하지만 리신의 궁극기는 언제나 변수를 만든다. 이 게임에서는 리신이 섣불리 바텀에 갱을 가는 바람에 내가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 바텀에 있는 리신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리신의 레드를 뺏어 옴으로써 리신은 레벨도 뒤처지고, 갱킹력도 떨어졌다. 이런 그림 때문에 섣불리 초반에 바텀 갱을 가서는 안 된다. 첫 레드버프는 아주 중요하다. 레벨이 뒤쳐지면 2:2 싸움에서 계속 밀린다. 라이너가 선전해주길 바랄밖에. 탑 라이너를 확실하게 키워 놓으면 게임이 수월해진다. 게임을..
이 책을 펴서 얼마쯤 보다가 덮어 버린 때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자만심 때문에 그랬다. 한 길만 고집하는 이오덕 선생님이 못마땅했던 것도 같다. 혼나는 마음으로 요 며칠, 이 책을 붙들고 있었다. 외국 소설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인 나는, 외국 소설만이 내게 잘 맞고 좋은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집어 든 이오덕 선생님의 는 내가 앞서 펼쳐 보았던 때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이오덕 선생님은 나를 혼내지만, 지금은 그 가르침을 달게 받을 준비가 되었다. 내가 지금껏 써 온 글이 이오덕 선생님 말로 따지면 글 공해였다. 꾸미는 글, 중국 글, 외국 번역체가 섞인 글을 쓰며, 아무렇지 않게 우리 한글을 가볍게 여긴 것이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 보니 나도 모르게 문장을 잘못 쓴 것을 깨달..
상대 정글이 마스터 이를 먼저 고르면 나는 보통 퀸이나 신 짜오를 고른다. 이번 게임은 신 짜오가 딱이었다. 상대편이 CC가 많은 팀일 때는 신 짜오로 고통스러울 지 모르니 퀸을 고른 후 야비하게 플레이하면 좋겠다. 자고로 퀸은 야비하게 해야 제 맛이지. 그전에도 말했듯이 신 짜오는 성장이 늦어지면 한사람 몫을 하기가 어렵다. 얼른 3 레벨을 찍고, 미니맵을 뚫어져라 쳐다봐야 한다. 세 라인 중, 생각 없이 밀어대는 라인이 꼭 있다. 정말로 운이 나빠 우리팀 모두가 모조리 라인을 밀고 있으면, 그래도 미니맵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곧 죽을 것 같은 라인 쪽으로 가서 기다리면 콩고물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혼자 잘 커서 캐리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지만, 아무래도 그건 어려우니 평안하게 가는 쪽으로. 운 좋게..
그냥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은 나는, 이번에도 완전히 속았다. 를 재미나게 읽다가 주인공인 왼손잡이가 허무하게 죽는 것을 보고, 설마... 설마... 하다 보니 소설이 끝나버렸다. 그 허무함이란! 이 소설은 여행 중에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 . 이렇게 총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설마다 여러 장으로 나뉘어 있다. 봉인된 천사가 가장 길다. 100 년도 더 된 소설인데도 잘 읽히는 것을 보면, 과연 고전이라고 불릴 만했다. 개인적으로 가 가장 재미있었다. 이야기 속 이야기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 화자가 되어 소설을 들려준다. 중간중간 제임스 조이스의 과 함께 읽었는데, 더블린 사람들은 나를 졸리게 했고, 왼손잡이는 잠을 깨워 주었다. 그렇다고 더블린 사람들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
렝가가 리메이크 되고 나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스킬이 손에 익으면 익을수록 렝가가 사기성이 짙다고 느껴진다. 모든 챔피언이 숙련도가 높을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렝가는 조금 더 심하다. 특히 W는 개사기. 4 스텍을 쌓고 보통 W 스킬을 많이 쓰게 된다. 이것만 잘 활용해도 골드는 문제없어 보인다. 스킬을 연타하는 것이 버릇인 나는 렝가로 4 스텍 스킬을 알맞게 쓰는 게 조금 어려웠다. 상황에 맞게 스킬을 써야 하는데 연타하다 보면 원치 않는 스킬이 나갈 때가 많았다. 그래서 매번 스킬을 쓸 때마다 의식하며 버릇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아직도 원치 않는 스킬을 눌러대긴 하지만 그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아래 영상에서도 블리츠 크랭크나 트위스트 페이트의 스킬을 무마시키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
람머스에 관한 숙련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 구르는 갑각류는 치트키 같은 존재다. 잘 못 해도 1인분 이상을 너끈히 해낼 수 있는 아르마딜로. 대신 조건이 있다. 상대편에 AD 위주로 팀이 꾸려져야 한다는 조건. 그래서 나도 후픽이 걸렸을 때만 람머스를 고른다. 람머스를 선픽으로 고른다거나 하는 큰 실수는 범하지 말자. 초반 정글링이 빠른 편이 아니라서 눈치를 보며 정글을 먹어야 한다. 3렙부터는 갱이 가능한데, Q스킬을 타이밍에 맞게 사용해서 가는 것이 좋다. 상대 라이너가 라인을 파워푸시하고 있을 때는 다른 정글러들 처럼 갱 성공률이 올라간다. 상대편 대부분이 AD라서 고른 람머스이기 때문에 파밍만 제대로 해도 서서히 생존력이 올라가기 시작해, 나중에는 상대편 터렛의 입지가 흔들릴 만큼의 위력을 ..
퀸으로 쉬바나를 별로 만난 적은 없지만, 딱 봐도 퀸이 유리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 결과도 그와 비슷하다. 쉬바나의 처지에서 봤을 때는 1:1 싸움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부시에 숨어서 피해 없이 근접할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싸우다 딸피로 도망가게 된다. 2:2 싸움 같은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르다. 쉬바나는 CC가 없는 대신 딜이 센 편이라 연계가 잘 들어가는 경우에는 손쉽게 킬을 따낼 수 있다. 초반에는 쉬바나 보다 퀸이 갱을 더 적극적으로 갈 수 있는 편인데, 쉬바나는 퀸의 위치를 잘 확인하고 카정을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퀸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갱 타이밍이 더 자주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팀파이트의 경우에는 조금 유리해 보여도 먼저 들어가면 낭패를 보는 경우가..
가볍게 보면 가벼울 수 있고, 파고들자면 복잡한 소설이었다. 구성에서는 전에 읽어 본 소설들과는 판이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문서를 주고받는 형식이 조금은 지루하게 이어지고, 각각 다른 장소와 인물 간의 대화가 한 단락씩 차례로 나열되며 상징성을 부여하는 특이한 구성도 보였다. 간결한 문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조금 난잡하다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잘 읽히는 건 좋았다. 독자의 처지에서 볼 때, 소설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나는 인생이든 소설이든 재미있고 단순한 것이 좋다. 단순한 문제 둘이 만나면 그것도 단순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이 큰 재미로 드러난다. 군대, 그리고 군부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한 남자. ..
즐거웠다가도 한순간 나락으로 빠져드는 것, 반대로 숨도 못 쉴 만큼 절망적인 상황에 빛이 내리쬐는 것도 인생이다. 감성에 젖어 오글거리는 말을 늘어놓을 시간이 지난 새벽 여섯 시. 그런데도 자꾸만 싫증 나는 문장만 머릿속에 맴돈다. 그녀의 마지막 역작인 를 방금 다 읽었다. 일주일쯤, 그쯤 걸렸다. 그녀가 노벨문학상을 받고 다시 글을 쓸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제발 그랬으면. 서른이 넘은 나를 기꺼이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 서머싯 몸의 에 이어 단편의 거장 앨리스 먼로는 나의 인생으로 나를 초대했다. 그녀의 책을 읽는 도중 새 삶을 사는 기분도 드문드문 느꼈다. 책의 중간 어디쯤을 읽을 때는 그녀가 죽기 전, 혹은 내가 죽기 전에 그녀를 찾아가 볼까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요즘 내 인생은 고단하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