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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로그
스포일러 조금. 식물학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갑작스런 모래폭풍 사고로 화성에 홀로 남겨졌다. 동료들은 그의 죽음을 확신하고 서둘러 화성을 떠났다. 순식간에 우주 미아가 된 마크! 동료들이 서둘러 화성을 떠나는 바람에 제법 많은 식량과 자원이 고스란히 남았다. 동료들과 NASA는 마크의 생존을 모른다. 일단 살아남고, 생존을 알려야 한다! 마션은 한 사람의 고독, 긍정의 힘을 그렸다. NASA 관계자가 중간중간 마크의 심리상태를 확인하는 장면은 그의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지구와 수천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겪는 고독.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면서 개개의 고독을 경험한다. 절대적인 고독의 무게는 다를지언정, 개인이 느끼는 고독..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1세의 생애를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부분은 메리의 첫 결혼이 비극적으로 끝난 18세 무렵부터 붉은 옷을 입고 교수형에 처해지는 44세까지이다. 그녀는 인생의 막바지 18년 동안 칼라일 성에서 유폐 생활을 했다. 정작 이 부분이 궁금한데 거의 생략되었다. 메리 1세라는 이름을 가진 여왕이 둘인데, 다른 한 사람은 엘리자베스 1세의 전임 여왕으로 헨리 8세와 아라곤 캐서린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잉글랜드와 아일랜드 왕국을 통치했는데, 재위 기간은 5년(1553~1558) 밖에 되지 않는다. 블러디 메리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 역사 영화는 모쪼록 고증이 중요하다. 정확한 고증을 토대로 허구를 얽어야 한다.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 기록된 사실에 두 여왕, 메리 1세(1..
스포일러 조심. 조셉 고든 레빗이 등장하는 영화를 몇 편 봤다. 그동안 배우를 보고 영화를 고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500일의 썸머는 그래서 고른 영화는 아니었다. 제목이 독특해서 그전부터 눈여겨보았던 작품이다. 톰(조셉 고든 레빗)은 카드에 들어갈 카피 쓰는 일을 한다. 그가 다니는 회사에 썸머(주이 디샤넬)라는 비서가 새로 들어온다. 톰이 썸머에게 반하는 뻔한 스토리지만 구성이 색다르다. 썸머와 함께한 500일이 톰한테는 과거에 일어난 일인데, 1일부터 500일까지의 시간이 랜덤으로 재생된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톰과 썸머는 여느 연인처럼 만나지만 썸머는 둘의 관계가 좀 껄끄럽다. “네가 좋긴 한데.. 사귀는 건 싫어.” 썸머는 말한다. 톰은 답답하다. 하지만 썸머가 왜 그러는지..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를 인상 깊게 봤다. 시작은 서현진 때문이었는데 결국 이민기의 캐릭터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연기도 좀 보고 싶어졌다.넷플릭스에 뜬 작품 중에서 귀에 익은 제목인 '황제를 위하여'를 골랐다. 영화를 간추려 보면 이렇다. 찌르고, 찌르고, 응응... 찔리고. 문득 사시미 들고 설치는 영화가 우리나라에 왜 이리 많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니,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 덕분에(?) 우리나라 영화판이 이 모양이 된 것이었다. 왜 그랬나 친구. 아, 친구를 몇 번이나 다시 봤으니 나도 한몫한 셈인가. 느와르 영화는 병신 같아도 멋있으면 장땡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적어도 반은 성공.황제를 위하여는 당최 멋있는 구석을 찾기가 어려웠다. ..
"네 잘못이 아니야!" 어린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고생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아픔은 나몰라라 묻어두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그랬다. 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고. 그런데 묻어둔 상처는 평생 우리를 따라다닌다. 잊고 지낼 순 있겠지만, 잊는다고 해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모두 숀(로빈 윌리엄스) 같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병원에 들러 볼만도 할 것 같다. 그런데 정신과 치료라고 하는 것이, 눈으로 보기에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거기에 돈을 쓰기가 꺼려진다. 영화라서 윌(맷 데이먼)은 쉽게 좋은 정신과 치료 선생님(혹은 친구도 된다)을 만날 수 있었지만, 현실은 더 어렵다. 하지만 사람이 가장 좋은 치료약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만 있다면 당신의 정신..
잭 니콜슨의 영화는 무조건 본다. 그의 영화는 진심이 우러나오는 것 같아서. 를 간단히 얘기해보면, 죽을병에 걸린 두 노인이 우연히 병원에서 만나 죽기 전까지 원 없이 놀아보자는 내용이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았다. 간절히 원하는 것. 꼭 해야만 하는 것을 골라야 한다. 영화가 가진 소재만 봐도 생각해 볼 만한 문제 같다.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니까. 젊은 나로선 이질감이 드는 부분도 많았지만, 컵라면을 먹으며 내 인생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0년 후에도 여전히 컵라면을 먹고 있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이 많이 되지는 않아서 그리 감동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러므로 ★★★☆☆ 별 세 개.
피융. 사람을 죽인다. 총알 한 발에 한 명. 총을 쏘는 게임을 하고, 군대에서 실제로 K2 소총을 쏴보기도 했다. 과녁의 정 중앙이나 표적의 머리를 쏘아 넘기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라면.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영화였다. 정의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를 죽이는 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평범한 삶 속에서는 결코 느끼기 어려운 문제다. 에서는 우리가 경험하기 어려운 문제를 주인공을 대신 내세워 경험하도록 한다. 전쟁, 그리고 테러. 선과 악. 정의란 무엇인가. 다 보고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러므로 ★★★★☆ 별 네 개.
불안한 삶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꿈꾼다. 아직 꿈을 꾼다는 것은 살아낼 힘이 남아 있다는 의미도 된다. 를 보면서 라는 영화가 함께 떠올랐다. 인도 영화는 중간중간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엔딩 때는 꼭 그러더라. 질질 끌지 않아서 좋다. 인도식 결말은 대체로 유쾌하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는 대체로 우울한 풍경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 순수한 사랑도 가지고 있다. 한 소년의 순수함이 기적을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 감동이 있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 빛이 들길 바라며. ★★★★☆ 별 네 개.
영화를 보며 "온전한 내 편."이라는 계춘할망의 대사가 머리에 꽂혔다. 어머니에게 들었던 말이다. 엄마는 살면서 온전한 내 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가끔 내게 건넨다. 사실 그 말은 결혼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냥 귓등으로 날려버렸던 말이 이제는 가슴에 날아와 꽂힌다. 외할머니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친할머니 할아버지도 지금은 세상에 없다. 내가 군대에 막 입대하고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할머니도 돌아가셨다. 우리 친할머니도 계춘할망처럼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다. 내가 이런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 친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도, 그들이 세상에 없다는 것보다 휴가를 나왔다는 사실이 더 기쁠 만큼 별로 친하지 않아서였다. 나도 그랬고, 그들도 슬하 9남매의 무수..
가슴속 깊은 욕망.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그런 욕망에 관한 영화다. 스포일러 조금 주의. 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변태라느니, 범죄자라느니 하면서. 영화 로리타는 소설 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나는 소설을 먼저 읽었다. 소설이 허구라는 점을 이용해 깊숙한 남자의 심리를 반영한 소설이다. 소설의 내용을 별로 각색하지 않고 영화로 만들었다. 험버트(제레미 아이언스) 교수는 어린 시절 가슴 떨리는 첫사랑을 그녀가 가진 병 때문에 잃었다. 첫사랑이 모두 그렇듯 그는 아픔을 겪는다. 죽음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에 첫사랑을 잃는다는 것은 제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보다 더 아플지도 모른다. 큰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그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생긴다. 우리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엄연히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