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로그
너무 길어서 잘 안 입었던 체크셔츠가 하나 있는데, 레이어드하니 괜찮더라고요. 원래 잘 안 입는 옷은 곧잘 내다 버리곤 했는데, 이제 그러지 말아야겠습니다. 작아서 안 입는 옷은 몰라도 큰 옷은 어떻게든 입게 되는 것 같아요. 문제의 타탄체크셔츠. 엉덩이를 다 덮는 기장인데다 리넨 원단이라 상의에 넣어 입기도 애매했던 옷입니다. 리넨 원단은 특유의 구겨지지 않는 특성 때문에 바지 안에 넣으면 배가 불룩, 나옵니다. 패턴은 원래 마음에 들었어요. 겨울에 리넨이라니 좀 안 어울리긴 하지만, 오늘처럼 영상을 웃도는, 게다가 바람도 없는 날씨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 리넨(linen)- 아마(亞麻)를섬유, 실, 복지로 했을 때의 명칭. 요즘은 슬림한 청바지를 잘 안 입는데, 길이가 긴 셔츠랑 입으니까 슬림..
꽤 많은 후디를 가지고 있는데, 한겨울에는 역시 기모 후드티가 좋다. 벙벙한 핏 때문에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두꺼운 패딩과 함께 입을 때는 봄가을용 후드티도 괜찮지만, 겨울철 외투의 선택폭을 늘리려면 기모가 들어간 후드티가 필수. 양기모라고 해서 새로운 가공법을 도입한 기모 후디는 일반 기모보다 더 따뜻하더라. 촉감도 더 낫다. 제멋이라는 브랜드의 양기모 후드티다. 처음 입었을 때보다 한참 입어 길들여진 지금이 더 낫다. 처음 샀을 때는 밑단이 자꾸만 말려 올라가서 귀찮았었다. 지금도 다른 후드티에 비해 그런 면이 없지는 않지만, 처음보다는 덜하다. 덱자켓, 기모후디 조합은 롱패딩도 안 부럽다. 내복만 입는다면. 겨울철, 내게는 항공점퍼가 기피 대상이지만, 기모후디와 함께라면 괜찮..
지난 겨울, 사 놓고도 잘 안 입을 것 같아 고민이 많던 옷이었다. 덱자켓은 처음이라 내 눈을 믿지 못했던 부분도 있다. 택을 뜯지 않은 채 며칠, 옷을 부둥켜안고 있었다. 당시에는 완판 위기라서 떠밀리다시피 옷을 구매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났더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투는 많지만, 그동안 이런 디자인의 외투는 없었다. 덱자켓의 별칭이 네이비자켓이라는 걸 보면, 오리지널 컬러는 네이비. 야상이 카키색이듯. 본래 지난 시즌에 완판 된 옷이라도 새 시즌에는 조금씩 수정 보완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프리즘웍스 덱자켓은 작년 그대로 출시되었다. 그만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라는 말도 되겠다. * 덱재킷(deck jacket)- 작은 파일 칼라와 플라이 프런트를 특징으로 한 히프 렝스 재킷. 소..
유난히 내가 어그부츠 신는 걸 싫어하는 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용 없었어요. 너무 따뜻했거든요. 어쩌면 어그부츠 때문에 헤어졌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그부츠는 한 번 맛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아이템입니다. 그만큼 따뜻하기도 하지만 어찌나 편한지. 보통 동네 돌아다닐 때 맨발로 신게 되는데, 그래도 땀이 찰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어그부츠를 사지 않았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만 세 족. UGG 홈페이지를 뒤적거려 보니 새로운 디자인이 많이 나왔더군요. 얘가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아이인데 많이 낡았네요. 포스팅 때문에 억지로 코디를 하긴 했는데 역시나 어그는 추리닝과 함께.. 요즘은 대부분 그렇게 사용하고 있어요. 꼭 아톰 다리 같네요 ㅋㅋ. 내년이나 후에 다시 어그를 구매하게 된다면 발목이..
페이퍼리즘에서 롱패딩도 사고, 코트도 샀다.페이퍼리즘은 아마도 무신사 자체 브랜드인 모양이다. 지난 시즌 페이퍼리즘에서 팔던 스캇 롱패딩을 올해는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팔고 있더라. 패딩류는 무신사 스탠다드로 넘어갔지만, 코트류는 여전히 페이퍼리즘에서 판매 중. 이번 포스팅은 믿고 사는 페이퍼리즘 코트에 관해서다.내가 가지고 있는 겨울 코트는 총 여섯 벌. 그중 페이퍼리즘 코트가 세 벌이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은 검정 *드롭숄더 싱글코트. 다른 옷과의 매치가 손쉬워 그런 듯하다. 게다가 검정이니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머지 더플코트와 더블코트도 마음에는 쏙 들지만 한 번은 머리를 굴려 입고 나가야 하는 탓에 아무래도 손이 덜 간다. * 드롭숄더(drop shoulder)- 양복 어깨선의 일종. 전체로..
내 자신을 잘 안다고 자신하십니까? 나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 기질 탓에 우쭐해서는 뭐가 됐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살았어요. 몇 년 전까지는요. 기억에 남는 하상욱 시인의 말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꼰대다.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곳에서 의심을 찾으려 하기 마련이죠. 본론으로.블로그 주제에 관한 글이지만, 좀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내 얘기를 좀 들려 드릴게요. 이야기는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옷장사를 시작한지 1년쯤 되던 때였습니다. 좀처럼 매출이 오르지 않아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생소한 매체여서 처음에는 좀 헤맸지만, 금세 적응했습니다. 정말이지 신세계였습니다. 블로그로 너무 손쉽게 매출이 오르는 걸 보고, 또 ..
깔맞춤에 전문 용어가 있더군요. 톤온톤.톤인톤이라는 말도 있는데, 생각과는 좀 다른 용어였어요. 톤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는 빛깔의 강약이나 짙고 옅음을 말합니다. 톤은 그냥 톤이죠 뭐. 헤헤. 톤온톤은 색은 같지만 명도(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가 다른 옷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을 말하고, 톤인톤은 다른 컬러지만, 채도(색의 선명한 정도)가 같은 옷으로 스타일링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문가의 말로는 톤인톤 스타일링이 더 어렵다고 해요. 맞아요. 그냥 생각해 봐도 촌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상, 설명충이었어요. 블로그를 운영하며 혼자서 옷을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늘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블루 계열의 옷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므로- 톤온톤 스타일을 준비해 봤어요. 셔츠-..
무스탕은 원래 무톤자켓이라 불러야 한답니다. 각 나라로 넘어오면서, 사용되면서 바뀌는 패션 용어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어쨌든 무스탕=무톤자켓, 이랍니다. 무톤자켓을 하나 가지고 있어요.페이크 소재. 지난 겨울에 구매한 제품인데 가끔, 잘 입고 다녀요. 남성미가 부각되는 옷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손이 자주 가는 편은 아닙니다. 남성미라니, 옴마 부담스러운 것. 겨울에는 모크넥이 정말 좋아요. 무스탕은 바리바리 껴입는 것보다 좀 가볍게 입는 게 나아 보입니다.오버핏 무스탕이라면 좀 껴입어도 괜찮겠어요. 모크넥+무스탕=꿀조합 무스탕, 라이더자켓은 소매가 길게 나오는 편이라 오버하게 입기는 부담스러운 것 같습니다.헐렁하게 입으려면 아예 루즈핏이나 오버하게 나온 제품을 찾는 것이 좋겠어요-가슴 단면, 둘레..
보는 것도 지겨운 검정 롱패딩.옷걸이에 걸려 있는 것만 봐도 지겨워.좀 색다르게 입고 싶어서 막 입어 봤습니다. 잘 안 입는 힙한 청바지에,역시나 잘 안 입는 윈드브레이커를 걸쳤습니다.머리에 꽉 끼는 와치캡도 주섬주섬 썼어요. 아, 왜 모자는 맨날 삐뚤게 써지는 거냐. 눈이 삐뚤어졌나. 어서 롱패딩이나 걸쳐 봅시다. 뒤에서 보면 영락없는 애벌레룩. 오우.. 이거, 상상 이상.게다가 윈드브레이커가 생각보다 따뜻해서 안에 티 한장 입었는데도 후끈후끈~ 그러고 보니 어딘가 룩북에서 본 듯한 스타일이네..어쨌든 괜츈괜츈.오라이~
청소는 별로 안 하는데 반해 정리정돈은 어쩔 수 없이 하는 편입니다. 특히 옷은 막무가내로 쌓아 두다가는 뭐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어요. 차츰 옷이 많아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집니다. 누나와 이따금 이케아에 들릅니다. 어머니가 하숙집을 운영해서 이케아에 들를 일이 종종 있지만, 나는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해 '힘 쓸 남자'가 필요할 때만 동행하곤 하지요. 그렇게 원치 않게 아이쇼핑을 하다 보면 쓸모 있는 물건 들이 눈에 들어 올 때가 있어요. 이번에 포스팅하게 된 옷 정리함도 그렇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크고 아름답습니다. 처음에 하나를 사고, 유용해서 두 개를 더 샀어요. 롱패딩도 너끈히 들어가는 크기라 무척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옷 정리함입니다. 빵빵한 롱패딩이 최소 세 개는 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