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로그
유아인, 김희애 주연의 드라마 '밀회'를 감명 깊게 보고난 뒤 인터넷 검색을 했다. 작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을 때 가끔 하는 행동이다. 밀회'는 '도쿄타워'라는 원작이 있는 드라마였다.원작자인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는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밀회는 원작과 전혀 다른 스토리라인을 가졌다고. 에쿠니 가오리는 과거에 내가 읽은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 사실을 알기 전부터 나는 밀회를 보며 중간중간 왠지 모를 익숙한 느낌을 받았었다. 허무하면서도 차가운, 슬프지만 아름다운 감성.그런 탓에 밀회를 검색하다 에쿠니 가오리라는 이름을 확인하고는 가슴이 찌릿했다. 감성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그 깊이와 파장이 더 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소설의 감성이 영상에서 느껴진다..
수백 개의 포스팅 중, 패션에 대해 내가 정작 하고자 하는 말을 담은 포스팅이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제품 리뷰나 스타일링 포스팅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내 생각을 담은 포스팅을 올려 보려고 합니다. 이런 얘기는 괜히 낯간지럽거나 진지해질 우려가 있지만, 읽다 보면 건지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럼 바로 본론으로.개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개성을 가지고 있어요.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루 아침에 옷 잘 입는 방법 따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빠지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여기고 있어요. 대신 차츰 나아지는 것은 당연히 가능합니다. 눈썰미가 타고난 사람이야 보다 짧은 시간만에 *패피가 될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 사람은 별로 없..
도중에 그만 드라마를 끌 뻔 했지만, 유아인이 등장할 때까지만 보려고 참았다. 그전에 본 드라마 '밀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연 여배우는 박민영,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남자 배우진이 무지막지하다.유아인, 송중기에 박유천의 연기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버리니 그럭저럭 괜찮았다.어쨌든 송중기가 이렇게 잘생겼었나, 하는 생각이 든 건 신선했다. 밀회'를 워낙 재미있게 본 터라, 유아인이 나오는 작품을 더 보고 싶어서 성균관 스캔들을 찾게 되었는데, 송중기와 함께 서브 주연이라 출연이 뜸했다. 하지만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조연 배우들이 나오는 것은 좋았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배우를 보고 고르면 좋은 점이, 작품이 재미 없어도 그나마 좋아하는 배우는 볼 ..
한겨울, 춥다고 주구장창 롱패딩만 입고 다니다 보면 질릴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숏패딩을 사고 싶은 욕구가 퐁퐁 샘솟죠. 호기롭게 숏패딩을 사서 한두 번 입고서 다시 주섬주섬 롱패딩을 주워 입고 마는 비겁한 현실. 특히 스트릿 사진에서 멋진 사람을 목격하게 되면 숏패딩을 사고 싶은 욕구가 활활 불타오릅니다. 숏패딩은 확실하게 기분 전환을 시켜 줍니다. 그러나 내복이 절실해요.. 영하 7도, 숏패딩 입고 나갔더니 배에 바람이 숭숭- ㅜㅠㅜㅜ 그래서 껴입어 보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숏패딩의 역할 1. 롱패딩이 지겨울 때 기분전환이 된다 2. 롱패딩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숏패딩 준비물 1. 내복 2. 기모 후드티 ...... 그래도 추움.
뭐든 색깔 별로 모아야 직성이 풀리는 불치병에 걸린 사람입니다. 약도 없어요. 지난 겨울에 털모자만 10개도 넘개 샀습니다. 그중 비니도 대여섯 개 섞여 있는데 비니는 거의 안 써요..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올해에는 털모자를 단지 두 개만 샀다는 거. 가장 자주 쓰고 다니는 털모자는 와치캡이에요. 와치캡이 그나마 옷차림에 구애 받지 않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왠지 머리도 축소시켜 주는 듯하고.. 그동안 기본 비니 디자인 털모자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쓰지도 않는데 아무나 주려고 정리해 두었다가, 마지막으로 이리저리 써 보았어요. 그동안은 비니를 쓸 때면 귀를 덮도록 꾹, 눌러 썼는데 그러면 결과적으로 머리가 더 커 보이는 것 같아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위 사진처럼, 비니는 쓰..
선물이라는 것의 정체성을 생각해 본 적 있으신지. 얼마 전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1+1 목도리 세트를 구매했는데,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다 보니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복잡한 생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는데, 돌아보니 오랜 기간 선물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 내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 그런지는 몰라도, 가까운 사람들이 어떤 스타일을 하고 다니는지 꽤나 디테일하게 알고 있었습니다.무채색 계열 옷을 즐겨 입는 친구, 화려한 옷차림을 좋아하는 지인 등등.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며 누구는 이런저런 컬러가 좋겠고, 또 누구는 무채색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선물을 받으면 동시에 짐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환불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집의 구석에 한 ..
천재적인 재능은 질리지 않는 소재 중 하나다.영화, 드라마, 소설 어디에서든 유효한 듯하다. 퀵배달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한 청년(이선재-유아인)이 등장한다. 그는 비밀을 가지고 있다. 악착같이 살아오며 쌓아 온 것들 때문에 주저하는 삶을 살고 있는 오혜원 실장(김희애). 피할 수 없는 만남.선재는 스물, 혜원은 마흔이다. 선재를 만나고 혜원은 이렇게 말하게 된다."다 까불지 말라 그래, 음악이 갑이야!"그간 자신의 얽매였던 감정을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혜원은 도피처가 필요했다. 진흙탕 같은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그녀는 잊고 있던 음악으로, 자신의 순수로 돌아가려한다. 드라마나 소설 같은 허구 작품을 즐길 때, 제각각의 방식이 있겠지만, 나는 비판적인 시선을 거두고 얼마간 열린 자세로 감상하려고 노력..
패션 전문가들이 주로 입에 올리는 말이 있습니다. 포인트. 미니멀한 옷차림에 포인트 하나로 느낌이 천차만별 달라진다는 것이죠.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말입니다. 무신사 스토어
문득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어요.지금 생각해 보면 축구 선수마냥 허벅지가 두꺼운 것도 아니었는데, 허벅지 콤플렉스가 남달랐습니다. 요즘은 허벅다리에 살이 많은 사람을 '허벅돼'라고 하더군요. 허벅 돼지의 준말이랍니다. 어릴 때는 두껍고 짧은 다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트렌드에 맞춰 바지를 사 입었는데, 그 시절에도 테이퍼드핏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사서 한 번인가 입고 아저씨 같아서 안 입었어요. 그런데 아저씨가 된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청바지가 되었습니다. 허리 사이즈가 31인치쯤 되는 테이퍼드핏 청바지입니다. 바지 모양은 대략 이런 식이에요. 옷은 입어 봐야 맛을 아는 법. 착샷 보시죠. 막상 입으니 일자 청바지처럼도 보이지요?여전히 내 허벅지가 얇은 편은 아닌데, 바지가 무척 널널..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를 인상 깊게 봤다. 시작은 서현진 때문이었는데 결국 이민기의 캐릭터에 매료되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연기도 좀 보고 싶어졌다.넷플릭스에 뜬 작품 중에서 귀에 익은 제목인 '황제를 위하여'를 골랐다. 영화를 간추려 보면 이렇다. 찌르고, 찌르고, 응응... 찔리고. 문득 사시미 들고 설치는 영화가 우리나라에 왜 이리 많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니, '친구'가 떠올랐다. 친구 덕분에(?) 우리나라 영화판이 이 모양이 된 것이었다. 왜 그랬나 친구. 아, 친구를 몇 번이나 다시 봤으니 나도 한몫한 셈인가. 느와르 영화는 병신 같아도 멋있으면 장땡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적어도 반은 성공.황제를 위하여는 당최 멋있는 구석을 찾기가 어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