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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옷 잘 입는 방법, 과연 존재할까?

부엉개 2018. 12. 15. 07:49

수백 개의 포스팅 중, 패션에 대해 내가 정작 하고자 하는 말을 담은 포스팅이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제품 리뷰나 스타일링 포스팅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내 생각을 담은 포스팅을 올려 보려고 합니다. 이런 얘기는 괜히 낯간지럽거나 진지해질 우려가 있지만, 읽다 보면 건지는 것도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럼 바로 본론으로.

개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개성을 가지고 있어요.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루 아침에 옷 잘 입는 방법 따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빠지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여기고 있어요. 대신 차츰 나아지는 것은 당연히 가능합니다. 눈썰미가 타고난 사람이야 보다 짧은 시간만에 *패피가 될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 사람은 별로 없어요.

*패피-패션피플의 준말





패션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얼굴 크기나 신체의 비율, 피부톤 등을 분석해 말하곤 합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겠죠. 그렇지만 나는 사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적으로 얼굴이 하얀 사람이 화이트 셔츠가 잘 어울린다고 칩시다. 그러면 얼굴 새까만 사람은 화이트 셔츠 입으면 안 되나요? 입고싶은데? 좋아서 계속 입다 보면 방법은 분명 있게 마련이거든요.





아무리 쌍둥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풍기는 고유한 분위기는 서로 다릅니다.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고등학교 때 모두 반에 쌍둥이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둘의 모습이 거의 같아 헷갈리곤 했지만, 나중에는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게 되더군요. 각자의 개성, 스타일은 그것과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옷차림 또한 그것을 반영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패션의 이상향입니다. 패션도 그 사람의 일부에 불과하다, 라는 것.


내 얘기를 좀 해 볼게요. 나는 스트릿 사진에 찍힌 멋진 사람들 만큼 패션을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충 남들이 보기에, 내가 느끼기에 무난하게 스쳐지나갈 정도로만 옷을 잘 입고 싶어요.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서, 오랫 동안 이런 생각을 품다 보면 자연히 그런 생각들이 옷차림에도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셔츠는 괜한 디테일로 눈길을 끄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프린트가 크게 들어간 맨투맨은 유치해 보여서 싫다.' 와 같은 생각들이 모여 내가 지향하는 패션을 만들어 갑니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기 스타일에서 만큼은 차츰 보는 눈이 생길 테고, 나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에 반드시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 상상하는 모습과는 조금 다른, 혹은 많이 다른 모습일지도 모르겠어요.


두근거리지 않나요?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한다니!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변화를 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기도 할 뿐더러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간혹 깨달음을 얻은 부처마냥 순식간에 득도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을 텐데, 따지고 보면 부처도 피나는 수련을 통해 어떤 지점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니, 순식간에 그 일이 일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납니다.

지금 당장 변하길 원하는 것은 집착에 불과합니다.


지금 이 순간,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만이 아닌,

자신을 더 사랑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옷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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