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로그
청바지에 입어도 나쁘지 않지만, 바람막이의 매력은 역시 추리닝과 함께할 때 최고조에 달하는 것 같다. 아웃도어 이미지 때문에 그런 듯하다. 외출할 때보다는 동네 산책이나 운동할 때 더 많이 입게 되는 옷이다. 고등학생 때 유도부 형들이 즐겨 입던 그 옷. 무신사 스토어
처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간 옷이다. 카디건은 카디건처럼 생겨야 좋고, 블루종은 블루종 본연의 디자인을 좋아한다. 그런데 몇 번 스치며 눈에 익다 보니 파르티멘토의 넉넉한 카디건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이 정도의 오버사이즈 카디건이 없어서 결국 구매하게 되었다. 무신사 스토어
열혈 팬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문성해 시인에게 호감이 생겨 버렸다. 그전까지 어떤 작품을 감명 깊게 읽으면 그 글을 쓴 작가, 그러니까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이야 어찌 됐든 글 자체가 좋았다. 취향에 잘 맞는 글을 만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 내가 변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리뷰니까 시에 관해 언급해야 하는데, 막상 기억에 남는 부분이 별로 없다. 다만 시인에 대한 이미지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물론 시인의 얼굴은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보통 소년, 소녀 감성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그런 순수한 마음을 향한 동경 때문에 그들의 글이 더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눈을 감으면 두 눈 넘어에 새로운 세계가 있다. 분명 존재하지만 눈 뜨고 볼 때는 흐리멍덩한 세계..
카디건을 사려고 쭉 둘러봤는데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옷값이 왜 그리 비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가운데 궁시렁거리며 웹서핑을 했다.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다. 인기 있는 제품일수록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는 단순한 법칙. 어차피 나는 베이직한 카디건을 원했기 때문에 결국 그런 제품을 찾아냈다. 무신사 스토어
이제 안에 반팔을 입어도 낮에는 너무 더워서 겉옷은 그냥 짐. 내일이나 모레 한 차례 비가 오고 온도가 내려가긴 할텐데 일시적인 현상 같다. 이미 여름은 시작됐다. 트레이닝바지를 새로 산 김에 되는대로 한 번 입어 보았는데 바지가... 너무 크다. 발목에 시보리가 있는 추리닝은 정말로 추리닝 같아서 라이더재킷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꼭 멋 좀 부려 본 스님 같아 보인다. 된장. 신발은 영락없는 고무신. 바지는 또 얼마나 두툼한지 궁둥이에 땀이 찬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건 올리브색 반팔티셔츠. 색감이 찰 잘 나왔다. 다리가 짧은 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대체 어떤 신발을 신어야 이런 종류의 추리닝과 그나마 잘 어울리는 걸까. 발목 시보리가 너무 조여서 누가 손으로 발목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작은 사이즈 밖에 없어서 고민하다 실측을 확인해 보니 입을 수 있는 사이즈 같아 주문했다. 역시나 나쁘지 않은 사이즈였다. 그렇지만 트럭 운전을 하기에는 조금 불편해 보인다. 안에 맨투맨을 입기에는 답답해 보여서 얇은 티셔츠를 받쳐 입었더니 적당했다. 애당초 맨투맨 보다는 시보리가 없는 티셔츠 종류가 더 잘 어울린다. 무신사 스토어
이미 롱 데님재킷을 하나 가지고 있지만 스타일이 달라서 눈독들이게 된 제품. 마침 세일 중이기도 했다. 잠깐 고민하는 사이, 가장 작은 사이즈를 제외하고 품절되는 바람에 당황했다. 원래 원하는 사이즈가 없으면 미련을 버리는 타입인데, 아쉬운 마음이 영 가시지 않아 가진 옷과 실측까지 대조해 보고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에스피오나지-ESPIONAGE워시드 데님 피쉬테일 자켓-washed denim fishtail jacket 171cm 65kg S-size 실측 오차는 거의 없었지만 생각한 것과 핏이 전혀 딴판이었다. 어깨선은 늘어지는 데 반해 팔통이 좁고 손목 시보리가 조여서 전체적인 실루엣이 정사이즈처럼 느껴졌다. 느낌 또한 빈티지한 맛보다는 새옷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컬러도 진청에 가깝다. 하루쯤 고..
워크웨어라든지, 페인터-, 트러커- 와 같은 옷들이 유행하는 걸 보면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빈티지를 선호하게 된 것 같다. 골든구스 스니커즈가 유행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 10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 사람들만 빈티지를 좋아했던 기억인데. 나도 대세에 합류하는 마음으로 트러커재킷을 하나 샀다. 무신사 스토어
해가 넘어갈 즈음 갑자기 약속이 잡혀서 부랴부랴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도 낮에는 더웠는데 저녁에는 선선해져 트러커재킷 안에 스웨트셔츠를 입은 게 적절하게 느껴졌다. 1년이 매일 요즘 같은 날씨면 좋겠다는 뻔한 생각을 하게 된다. 당분간 연애는 안 하기로(사실 못) 다짐했지만, 봄 날씨는 확실히 사람 마음을 부추기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려는데 친구가 도도도도 뛰어오더니 계산했다. 나와서 좀 걷다가 커피를 마시러 냥이가 손님을 맞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친구가 커피도 사겠다고 우겨서 본의 아니게 저녁 내내 얻어먹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지출은 버스비 2,400원, 끝. 다음에 만나면 고기를 사야겠다. 해가 떨어져 어둠이 깔리고 나니 좀 추워지기까지 해서 슬쩍 누렁이의 버튼을 채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