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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해, 밥이나 한 번 먹자고 할 때: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 본문

문화·연예/책

문성해, 밥이나 한 번 먹자고 할 때: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

부엉개 2018. 4. 3. 14:16

열혈 팬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문성해 시인에게 호감이 생겨 버렸다. 그전까지 어떤 작품을 감명 깊게 읽으면 그 글을 쓴 작가, 그러니까 사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이야 어찌 됐든 글 자체가 좋았다. 취향에 잘 맞는 글을 만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 내가 변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리뷰니까 시에 관해 언급해야 하는데, 막상 기억에 남는 부분이 별로 없다. 다만 시인에 대한 이미지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물론 시인의 얼굴은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보통 소년, 소녀 감성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그런 순수한 마음을 향한 동경 때문에 그들의 글이 더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눈을 감으면 두 눈 넘어에 새로운 세계가 있다. 분명 존재하지만 눈 뜨고 볼 때는 흐리멍덩한 세계. 눈을 감아야 향기가 더 짙어지고, 소리는 더 또렷해진다. 어린 시절에는 눈을 뜨고 보면서도 향기나 소리가 더 잘 느껴졌던 것 같다. 타인에게 지혜를 빼앗을 수는 없지만, 내게 어울리는 지혜를 더디게나마 스스로 깨달아 가는 것은 가능한 것 같다. 문성해 시인의 시에 그 힌트가 얼마간은 숨어 있다고 느낀다.






단지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겪은 것을 상상하고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그려 보게 만든다. 그러다보면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웠던 때도 떠오르고, 세상만사, 삶과 죽음이 잠깐 동안은 별거 아니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이 또한 현실 도피가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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