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로그
회사에 다닐 때도 셔츠는 맞춰 입어 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직장에 다니지 않아 매일 셔츠를 입을 일이 없는데도 몇 달 전쯤 내 이니셜이 박힌 셔츠를 한 장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태원이나 명동에 가서 저렴한 가격에 맞출 생각도 안한 건 아닌데, 정말로 나를 위한 '맞춤'셔츠를 한 장 사고 싶었다. 가장 기본인 하얀 셔츠를 동네 양복점에서 5만원 주고 맞췄다. 동네 양복점이 사라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내 마음을 담아. 아저씨가 능숙하게 치수를 재고, 원단은 내가 직접 골랐다. 이틀 쯤 걸렸나? 꽤 만족스러운 셔츠를 받았다. 요즘은 결혼식이나 장례식에도 캐주얼을 하고 가기 때문에 셔츠 입을 일이 별로 없는데도 가끔은 셔츠 입고 싶은 날이 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 아니면 좀 어른스러워 ..
한 장 가격에 두 장을 준다는 말은 물건 질이 좋지 않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다르게 말하면 재고 정리? 그런저런 이유로 이런 상술에는 웬만하면 넘어가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인데, 실패하고 말았다. 이유는 적당한 가격대의 맨투맨이나 후디를 찾기 어려워서였다. 다행히 고심 끝에 구매한 퍼블릭아이콘의 후드티-맨투맨 세트는 나름 쓸만했다. 무신사 스토어
마냥 추리닝(집에서 뭉개기용)이 있고 외출용이 따로 있는데, 이번에 새로 산 트랙팬츠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외출용으로 낙찰. 라이더재킷은 외출할 때 좀 입고 싶은데 동네에서 술 마실 때나 입는다. 확실히 고기 냄새가 덜 배어 좋긴 하다. 첫 라이더재킷인 만큼 보온성도 어느 정도 기대했으나 별로 따뜻한 종류의 옷은 아니었다. 요즘 같은 꽃샘추위에 감기 걸리기 딱 좋다. 안에 후디를 받쳐 입는 걸 추천한다. 위 트랙팬츠는 내가 가진 옷 중에는 화려한 편이다. 보통 여러 색으로 배색된 옷을 싫어해서 이런 옷은 잘 사지 않는데, 검정에 흰줄만 들어간 트랙팬츠는 너무 흔해서 색다른 추리닝을 사보자, 하는 마음이 든 것이었다. 그래도 이왕 사서 입으려니 연구가 필요했다. 이런 종류의 옷은 그 옷을 주인공이라 치..
꽤 성공적인 후드티 중 하나였다. 배색이 들어간 제품으로, 퀄리티가 남다르다. 날이 추울 동안 외투 안에 잘 입을 것 같아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날이 더워져 버렸다. 그래도 두고두고 입을 만한 품질이라 후회는 없다. 무신사 스토어
어릴 때는 비바람이 몰아쳐도 친구들과 함께면 마냥 신났던 것 같은데, 서른이 넘은 지금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흐린 날에는 대체로 꿀꿀하다. 뭔가 좀 밝은 게 필요하다. 옷이라도 화사하게 입으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모직 코트를 입어도 괜찮은 꽃샘추위라 단 하나 가지고 있는 버건디 컬러 코트를 입고 나갔다. 막상 입고 보니 생각처럼 화사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색이 예뻐서 기분은 한결 좋아졌다. 4월에 모직코트를 입을지 누가 알았겠나.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린다. 마치 11월 초겨울 날씨 같다. 친구네 동네에는 함박 눈이 내린다고. 그나저나 이렇게 입고 나갔는데도 몹시 추워 달달달 떨었다. 안에 후드티를 입을 걸 그랬다.
후드티를 여기저기서 사고 있는데, 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 디자인도 그렇고 품질, 배송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클리어런스 세일 덕분에 가격 마저 만족스럽다. 양질의 옷을 이런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다니, 너무 좋다! 무신사 스토어
봄은 역시 꽃샘추위의 계절. 반팔을 입고 겨드랑이에서 땀을 쏟다가도 겨울 외투를 꺼내 입게 되는 것이다. 페이퍼리즘에서 럭키박스로 받은 더플코트를 제대로 입어보기도 전에 겨울이 끝났나 싶었는데 다시 초겨울 날씨가 찾아왔다. 이럴 때는 어디라도 나가야지.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4월, 스키장에서 눈이 펑펑 내린 게 기억난다. 사이즈가 커서 교환하려고 했던 셀비지데님과 함께 입었다. 잘 어울린다. 통이 너른 바지를 입게 되니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던 뉴발란스 993도 덩달아 신게 된다. 이 신발도 사이즈가 커서 잘 신지 않던 신발. 깔창을 끼우고 운동화 끈을 꽉 매서 신었더니 예쁘다.
누렁 트러커재킷을 먼저 주문했는데 검정보다 늦게 도착했다. 초딩 때 키웠던 강아지 두 마리 검둥이와 누렁이가 생각난다. 검둥이는 생을 다할 때까지 우리 가족과 함께였는데, 누렁이는 집을 나가 그길로 돌아오지 않았다. 누렁 트러커재킷을 기다리며 집 나간 누렁이를 기다리던 심정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오래 기다려 받은 것 치고는 불만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옷이 예쁘니 참기로 한다. 집에 돌아온 누렁이 같아 되돌려 보낼 수가 없었다. 무신사 스토어
날씨가 또 변덕을 부린 탓에 두꺼운 외투를 입게 됐다. 항공점퍼에 맨투맨을 입어도 될 만큼 기온이 내려갔다. 바람도 많이 분다. 주변에 감기 피해자 속출. 보통은 휴대폰으로 온도만 확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테라스에 나가 창문이라도 열어 보는 게 날씨를 가늠하기에 더 좋은 것 같다. 어제 반팔을 입고 나갔는데, 오늘은 항공점퍼에 맨투맨이라니. 길에는 패딩을 입고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당황스러웠지만 싫지는 않았다. 여름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지친다. 한여름에 비지땀 흘릴 것을 생각하면 이 추위가 반갑기까지 하다.
가격, 품질, 디자인. 이 세 가지를 충족하는 옷을 찾기란 몹시 어려운 일이다. 나는 디테일이 없는 옷을 좋아하는데, 그런 '무지' 옷은 앞서 말한 조건을 충족하는 옷이 더 드물다. 하지만 품을 팔아서라도 잘 만든 무지 옷을 몇 벌만 확보하면 향후 몇 년 동안 옷차림이 편하다. 페이브먼트-PAVEMENTGA hoodie melange grey 171cm 65kg L-size 전체적인 퀄리티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는데, 입어 보니 어설픈 부분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일단 후드. 흐느적거린다. 생각한 것과 핏이 너무 달라 실측을 재 보았더니 실측 또한 엉망이었다. 어깨선이 보통 하늘을 향해 있어야 하는데 앞으로 쏠려 있다. 어깨 라인이 투박해서 각이 진다. 사진 상으로 보았을 때는 볼 수 없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