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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YPICAL! 별나도 괜찮아, 조금 다를 뿐

부엉개 2019. 1. 11. 14:47

넷플릭스에서 하는 퍼니셔를 보고는 마블 시리즈에 꽂혔다. 여운을 이어가고 싶어 다른 마블 시리즈가 없나 찾다가 그나마 취향에 맞을 것 같은 제시카 존스를 재생했다. 중간에 껐다. 밥 먹을 때 볼 재미있는 드라마가 필요해! 


별나도 괜찮아'는 이미 시즌1을 봤었다. 삶이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퍼니셔와 다를 게 없는 전투적인 드라마다. 실제로 총알이 날아다니지는 않는다.


우리는 자신만의 시선에 갇혀 세상을 바라본다. 드라마를 본다는 것은 한편으로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될 것 같다. 평범하다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닿을 수 없는 우월함이 되기도 한다. 그걸 본능적으로 알기라도 하듯, 우리는 자신보다 모자라 보이는 사람에게 모질다. 아니, 모질기 짝이 없다.





샘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년이 있다. 남극을, 펭귄을 좋아한다. 그는 여동생과 부모가 있고, 하얀 피부를 갖고 있다. 평범한 학교에 다닌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솔직하고, 몇 가지 규칙이 필요한 소년.


'모자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내게 그 일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 드라마를 보고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제시카 존스처럼 중간에 꺼 버렸을지도.


사람들은 장애에 관해서, 뭔가 결여되었다는 인식을 갖는다. 나도 그랬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적 장애나 자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장애와 보통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측면에서는, 아니. 더 많은 부분, 주인공 샘이 우리가 보통이라고 일컫는 사람들보다 낫다.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그는 행복한 사람이기도 했다. 


잔잔한 감동이 있는 드라마였다. 마지막으로 잔잔한 감동을 느낀 게 언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정말로 그런 모양이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함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지금껏 나는 내 힘으로, 내 손으로 뭔가를 이뤄야만 값진 거라고 생각했었다. 오로지 내 힘으로. 그래야만 나라는 존재가 의미를 갖는 거라고. 아닐지도 모르겠다. 모든 어머니의 뱃속에서 잉태된 우리는, 존재만으로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들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나를 온전히 사랑하기 위한 길로 가는 방법 중 하나, 별나도 괜찮아 시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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