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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슈_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나를 위한 질문들

부엉개 2019. 3. 13. 16:14

“밥 먹고 OO만 하면 누가 못해.”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과거에는 나도 자주 쓰던 말이다. 나는 그동안 이 말을 몇 번, 행동으로 옮겼다. 


밥만 먹고, 혹은 끼니도 거르고 PC게임을 했다. 마찬가지로 종일 영화를 보기도 하고, 일에 몰두하기도 했다. 


나는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했고, 영화감독이나 평론가는 물론, 여느 일에서도 내로라할 업적을 이루지 못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지 5년째인데 등단은 세상이 지어낸 허구처럼 느껴진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하나 달라진 것이 있었다. 








관점.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며, 영화를 보며, 일하며,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다가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왜 노력해도 안 되는 걸까. 노력이란 무엇일까. 사람마다 재능에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여기서 더 나아가 질문에 대한 답까지 들먹이며 글을 이어가도 안 될 이유는 없지만, 이번 글의 요지는 ‘질문’에 있다. 질문이 곧 ‘답’이다. 하나 확실한 점은, 누구나 자기가 골몰하는 질문에는 답을 얻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말로 답이 궁금한가, 이다. 나는 위에서 말한 멍청해 보이는 행동들에 관한 답을 얻었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형태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을 덮고 ‘한 인간이 자기 삶과 세상에 던지는 질문’이 바로 철학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의 삶은 모두 다르다. 예외 없이.






철학이라고 하면 이름부터 난해한 철학자들과 어려운 전문용어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분명 나처럼 암기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사람이 많을 텐데, 나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말처럼 쉽지는 않아 참아내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껏 문제를 발견하면 당장 바꾸고 말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삶이 괴로웠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

암기라면 이쯤이 적당한 듯하다. 나머지는 우리 삶에서 찾아내기로 하자. 


책은 필자의 관점에서 실생활에 도움 되는 철학 50가지를 담았다. 한 권의 책으로 삶이 달라질 거라는 기대는 당초 없었지만 내용이 흥미롭긴 했다. 뭔가 족집게 과외를 받은 기분.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할 기회가 많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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