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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몽고반점, 한강

부엉개 2016. 10. 27. 18:46

정말이지 멍청한 실수를 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연작소설, 즉 하나의 소설이나 다름 없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아빠가 내게 선물해줬다. 내가 소설을 써야겠다고 했을 때,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고 말 했던 아버지의 말투가 생각난다.







연작소설이라고 작가이름 옆에 떡하니 써있는데, 왜 세 개의 제목을 가진 세 개의 이야기 중 하나만 읽고 단편 소설이라고 단정 지었을까. 그 전에도 이런 단편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 였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도 세 개의 이름을 가진 하나의 소설이다.


세 이야기 중, 두 번 째인 몽고반점의, 화장품 가게를 한다는 채식주의자 영혜의 언니가 등장했을 때에는 뒷통수를 세게 후려맞은 것 같았다. 동시에 나의 섣부름 때문에 자괴감에 빠졌다.


한강의 소설은 잘 읽힘과 동시에 어렵다. 몇 달, 손에서 책을 놓고 지냈는데, 아주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채식주의자인 영혜는 육체는 우리와 같은 세계에 살고있지만, 정신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 무엇이 맞고, 또 무엇이 틀린지 잘 모른다. 두 번 째 이야기인 몽고반점은 그녀를 더 깊이 파고든다. 또, 그녀의 세계에 한 발 디딘 그녀의 형부의 이야기도 나온다. 둘은 닮아있다. 아니, 닮아가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두 번 째 이야기인 몽고반점을 읽고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다. 무엇이 중요하고 아닌지, 또 무엇을 위해 사는지 등의 생각을 했다. 본능, 그리고 이상, 나는 아직 돈에 굶주린 풋내기에 불과하다. 글을 읽는 재미를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틀렸다.


채식주의자가 연작소설이라는 것을 처음 알고는 혼자서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데도 즐거웠다. 오랜만에 글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책. 책을 끝까지 읽고 글을 써야지 생각 했는데, 지금의 두근거림을 기록하고 싶었다.


첫 번 째 이야기인 채식주의자는 평범한 삶을 살다가 이상현실을 겪게 된 한 여인을, 두 번 째는 그 여인의 정신세계를 조금 더 파헤침과 동시에 또 다른 한 사람이 그녀의 정신세계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그려냈다. 세 번 째인 나무 불꽃은 피날레다. 지금, 세 번 째 이야기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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