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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로그
‘1Q84’를 읽는 동안 몇 달의 시간이 흘렀다. 내내 이 소설만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간에 다른 책도 몇 권 읽고, 소설도 썼다. 힘든 시간과 평안한 시간을 나누어 보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어서 그런지 소설이 몹시 길게 느껴졌다. 지금껏 내가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세계관은 의식과 무의식 세계로 나뉜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그랬고, ‘해변의 카프카’와 비교적 최신작인 ‘기사단장 죽이기’도 마찬가지였다. ‘노르웨이의 숲’은 리얼리즘 소설로 내면의 성장을 다룬다지만, 껍데기만 다를 뿐 결국 소설이 가진 맥락은 비슷하다고 느꼈다. 작가의 스타일 같다. 이번에 읽은 ‘1Q84’ 역시. ‘1Q84’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조지 오웰의 ‘1984’ 오마주다. 소설 내에서 조지 ..
원래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했지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통해 작가를 사랑하게 되었다. 가까운 곳에서조차 제대로 된 위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책에서 그런 부분을 충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책은 하루키 식으로 충실하게 나를 위로해 주었다. 문득 어떤 작가를 좋아한다는 의미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쉬운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민 끝에 얼마쯤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신뢰, 그리고 재미. 작가와 독자 간의 신뢰는 실제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확실히 시간이라는 자양분이 필요한 열매와도 같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사람을 잠깐 속일 수 있을지 모르고, 또 일부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이는 것은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