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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_양철북: 작은 북치기의 전쟁 같은 삶
내가 어떤 종류의 독후감을 쓸 수 있을지 더 명확해진 기분이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우물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우물. 소설가는 우물 안에 들어가 물을 떠 오는 사람이다. 귄터 그라스는 제법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온 듯했다. 너무 깊은 곳에서 떠다 나른 물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좀처럼 마시기 어렵다. 양철북이 내게는 그랬다. 물의 참맛을 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소설마다 퍼 올린 물의 온도가 다르다. 소설을 고를 때는 자신의 체온과 비슷한 작품을 고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약간은 더 차가워도 괜찮겠지만. 나는 스스로 너무 과신해서 단번에 어려운 책을 펼쳐 들곤 했는데, 왜 그때마다 책을 덮어야 했는지 이제야 알겠다. 양철북이라는 깊은 우물물을 절반쯤은 다시 뱉어내며 마셨다...
문화·연예/책
2019. 4. 5.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