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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영화

<영화> 고양이 춤: 늴리리야~

부엉개 2017. 2. 5. 16:48

  고양이를 원래 싫어했는데 지금은 좋아한다. <고양이 춤> 영화 때문은 아니고, 조금 오래된 일이다. 고양이를 좋아해서 영화를 보았다.






  냐옹이가 발정 나면 시끄럽다. 아기 울음 소리 비슷한 소리를 밤새도록 낸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은 밤잠을 설친다. 가끔 집 앞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도 뜯는다. 어두운 곳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보통 이런 것들이 사람들이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영화는 우리가 사는 땅의 주인이 원래는 고양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사람도 주인 맞다. 가장 좋은 것은 누구나 살기 좋은 곳이 되는 것이지만, 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싫어한다. 나도 먼 과거에는 그랬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고양이를 조금 더 잘 알리고자 만들어진 영화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까?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는 형이 고양이를 길러서였다. 형은 여러 번 연애에 실패하더니 어디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주어왔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검정과 흰색이 섞인, 젖소 무늬 고양이었다. 길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길러서 그런지 처음에는 침대 밑이나 농 위에 올라가서 얼굴도 잘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시간과 통조림이 해결해 주었다.


  형 집에 가면 미래를 만날 생각에 설렜다. 맞다, 이름이 미래였다. 전에 사귄 여자친구 이름을 땄다나.


  집에 발을 들이면 조금 뒤에 사뿐사뿐 고양이 발소리가 들린다. 아주 작은 소리라 귀를 기울여야 들린다. 조금 뒤 미래가 모습을 보인다. 기지개를 한 번 쭉 켜고 나를 잠깐 멍하니 쳐다본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요조숙녀처럼 다가와서 볼과 머리를 종아리에 비빈다. 가끔 손을 핥거나 얼굴을 핥아 주기도 하는데, 그러면 우유 냄새가 났다.


  형이 고양이를 잘 씻기는 편은 아니었다. 고양이는 원래 냄새가 안 난다. 가정교육이 아주 잘 된 동물이다. 형이 멀리 이사하는 바람에 그때부터는 미래를 보기 힘들었다. 지금도 형보다 고양이가 더 보고 싶다.






  누구나 고양이를 잘 안다면 싫어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혹은 잘은 모른다고 해도. 내 글을 본 사람이 조금이나마 길고양이에게 관대한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 그들은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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