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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먼 쇼: 모험? 혹은 현실 도피

부엉개 2017. 1. 31. 00:00

  가상현실은 아니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영화였다. 팍팍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꿈을 향해 떠나는 상상을 해 본 사람이라면 영화가 더 흥미로울 것이다. <이터널 선샤인>에 이어 배우 짐 캐리가 영화를 고르는 안목에 박수를 보낸다.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욕구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유.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고 자유롭다. 하지만 서른이 훌쩍 지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가족에 매이고, 인간관계에 매인다. 그리고 돈에도. 누가 닦아놓은 길을 걸어가는 듯한 불편한 마음.


  나는 주인공 트루먼처럼 나를 옭아매고 있는 것을 뿌리치고 자유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자유롭다는 마음을 만끽한 것은 한두 달쯤. 그다음은 다시 현실.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이었다. 원래 돈이야 어쨌든 원하는 삶을 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항상 돈이 모자랐다. 행복하지가 않다. 행동도 제한된다. 영화나 소설처럼 여러 이야기가 자유를 쟁취하며 끝나는 경우가 많다. 트루먼 쇼도 그렇다. 그 뒷이야기를 사는 나는 이야기의 뒷부분이 궁금하다.






  자유, 하면 떠오르는 소설 <달과 6펜스>와 <트루먼 쇼>는 주인공이 자기 몸 하나만 가지고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점에서 통한다. 지금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그것을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에 따라 모험이 될 수도 있고, 단순히 현실도피가 될 수도 있다.


  지금 나는 자유라는 이름 아래 현실 도피를 한 걸까. 우리는 단순히 현실 도피를 꿈꾸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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