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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의 시작법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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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의 시작법

부엉개 2017. 1. 6. 12:32

  시도 글쓰기라면 글쓰기라서 여기에다 적어보려고 한다.


  언젠가 안도현 시집을 들고 소설책처럼 쭉쭉 읽어내려간 기억이 났다. 왠지 시는 한 문장, 또 한 문장, 이렇게 읽어야 할 것 같지만, 그 일이 좀처럼 쉽진 않았다. 그렇게 절반쯤 읽어 놓고 문제의 시집 '북항'은 내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다 얼마 전 안도현이 적은 시작법을 손에 넣게 됐다. 안도현의 시작법이 시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절반은 시집이나 다름없었다. 여러 시인의 시를 짜깁기 한. 시를 쓰는 방법을 얘기하려면 예문이 필요하니까.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제목도 시인답다.


  막상 책을 덮고 남는 기억은 별로 없지만, 당시에 대충 읽진 않았다. 깐깐한 선생님처럼 우리가 쉽게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질책도 하고,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웃어준 문장도 드문드문 기억난다. 시는 가르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그런 생각을 어느 정도 가진 것 같았지만, 억지로 손녀에게 밥 한술이라도 떠먹이고 싶은 외할머니 같은 심정도 엿보였다.


  시를 쓸 건 아니지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나는 마냥 재미있게 읽었다. 때로는 시를 자기만의 틀로, 그렇지만 안도현의 넓은 틀로 가두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도, 시도, 글이라면 모두 독자 나름의 해석이 가장 값진 것으로 생각한다. 개 풀 뜯어 먹는 생각이라도. 그렇지만 어머니의 잔소리가 항상 싫지만은 않듯, 무난한 정도였다.


  습작생 안도현을 만난 것도 반가웠다. 지금은 유명한 시인이지만, 그런 그도 문장 하나에 설레는 마음으로 밤잠을 설쳤다고 하니 조금 기뻤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연습장에 몇 자, 글을 적어 보았다. 


  기쁘다 - 참새 여러 마리가 서로 짹짹거리며 감나무에 달린 감을 쪼아 먹는 모습.

  우울하다 - 까마귀 우는 소리.

  뭐 이런 것들. 우리가 매일 느끼는 감정들도 한 단어로 표현하기엔 너무 종류가 많다고 생각했다.


  시에 관심이 없던 나조차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하게 만들었으니 안도현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습작생들이 읽어도 좋을, 그리고 한숨을 자주 쉬는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습작생이라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읽어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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