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로그
홍대입구 역 공유사무실 오피스몰 OPSmall 방문 후기 본문
바깥에서 하루 작업하려고 적당한 공간을 찾다가 발견한 곳!
그런데 내가 간 날이 오픈일!? 오오...
.
관계자 분들도 너무 친절하셔서 쾌적하게 하루 잘 보내고 왔슴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시각이 예민하니 말보다 비주얼로 갑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웅장해서 입이 떡!
거울 옆에 저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이, 이봐 거울. 내... 내가 왕이 될 상인가?"
거인의 발 앞에 떨궜던 정신을 주섬주섬 챙겨 작업할 자리를 찾아 나섰어요.
시야가 트인 걸 좋아해서 일단 홀에 자리를 잡았어요.
여차하면 옮기면 되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자리를 너무 잘 잡았더라고요. 후후...
실내가 선선해서 뜨아를 주문해 자리에 앉아 한 모금 홀짝-
커피 맛이 미뢰를 타고 이마 뒤로 전해지자...
"흡!?"
아침마다 주섬주섬 원두를 갈아 드립 커피를 마시는 나!
내 자뻑 드립 커피에 전혀 뒤쳐지지 않을 맛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미각이 그러는데 원두가 고오급이라고 하는군요.
공간에 관심이 있어 쉬는 시간에 둘러봤어요.
어슬렁거리며 찾아낸 곳들.
침대 보고 반가워서 누울 뻔. ㅋㅋㅋ
언제든 눈을 붙일 수 있다고 합니다.
재단 된 공간들이 하나같이 반듯하고 효율적이라서 마음에 들었어요.
어랏, 이것들은 또 뭐람?
가지런히 걸린 사진들 앞에 섰더니 어느덧 관리자님이 다가 오셔서 설명을 해 주셨어요.
"아무개 사진 작가님이신데... 따따따..."
죄송하게도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아, 그건 기억해요. 주기적으로 작품들이 바뀐다.
대부분 전시회 따위는 떠밀려서 가는 나.
그런 주제에 예술 부심은 있는지 곳곳에 배치 된 작품들 보며 텐션이 올라가더군요.
그래서 작업하다 중간중간 감성 충전-
좀이 쑤실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풉니다.
슬금슬금 일어나 작품 앞에 가서 굳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턱을 꼬집거나 하는 거죠-
(머릿속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
구석자리를 좋아해서 옮길까 하다가 볕이 너무 뜨거워서 보류.
창가 지정석이 비어 있을 때는 언제든 사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화장실 가는 길에도 작품들이.
어쩐지 무사 용변을 기원하는 듯한...
이날 내 두 눈이 제대로 호강했습니다.
작품들만 제대로 감상해도 일일 요금 뽕 뽑겠다 싶었어요.
스스로 공간이 왜 중요한가 생각해 보니, 눈이 편하면 뱃속도 편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현대인들은 스트레스가 넘치니까요...
공간이 시원시원하고 배치가 좋아 거슬리는 게 없었어요.
아무튼 이날 작업이 매우 성공적이라 만족했어요.
일은 안 하고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작업량이 상당했어요.
이것이 바로 '공간의 마술' 이 아닌가 싶습니다.
관리자님이 이것저것 친절하게 안내하며 챙겨 주신 게 집에 와서 자려고 누웠더니 생각나더라고요.
지잉- 감동.
복식호흡- 후욱후욱!
장마라 주구장창 비가 쏟아지다가 딱 이 날 쨍쨍했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