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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책

레이먼드 카버_풋내기들: 이 소설, 뭔가 있다

부엉개 2019. 2. 10. 12:48

문장과 문장 사이, 혹은 문단(단락) 사이, 아니면 글 전체가 여백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글은 글 전체의 여백이 풍부한 글이다. 필자의 잡념으로 가득찬 글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무겁다. 


좋은 문장에는 긴장감이 깃들어 있다. 문장에 압도되어 천천히 읽게 된다. 나아가 글 전체에 적절한 여백이 스며있어 단단히 묶인 느낌이 든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소설이 내게는 그랬다. 억지로 읽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각.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에는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들, 그중 미묘해서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들이 담겨있다. 하나의 이야기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때로는 카버의 글이 마냥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는 내 독서나 삶의 깊이가 부족한 탓이리라. 


처음 ‘풋내기들’을 읽고 독후감을 쓸 때는 거의 비난만 쏟아냈다. 작가가 무얼 써 놨는지 모르니 당연히 골이 날 수밖에. 지금은 적어도 이 소설에 뭔가 있다는 것쯤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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