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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산문집_보다 see 見, 팬은 아닌데 왜 자꾸.. 본문

문화·연예/책

김영하 산문집_보다 see 見, 팬은 아닌데 왜 자꾸..

부엉개 2019. 2. 6. 01:01

알고 보니 김영하 산문집 3종 세트에는 순서가 있었다. ‘보다-읽다-말하다’ 


나는 ‘읽다’를 먼저 읽고 그다음 ‘보다’를 읽었다. ‘읽다’가 주로 고전 얘기라면, ‘보다’는 영화와 드라마가 반찬이다. 역사적 사건을 들추거나 경험을 슬쩍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건 후식.






역시 이 책도 김영하 작가의 독자적인 시선이 돋보인다. 재미있게 술술 읽긴 했는데, 책을 덮고 딱히 기억나는 건 없었다. 그저 내가 가진 생각을 확인하는 차원의 독서였달까. 작가와는 띠동갑 넘게 나이차가 나는데도 겹치는 영화, 드라마가 많아 신기했다.


지금이야 나도 웬만큼은 나이를 먹은 터라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작가가 들먹이는 대부분의 작품이 내게는 피 끓을 나이에 본 것들이었다. 주인공의 거친 말투와 옷차림, 섹시한 여배우가 전부였던 시절. 덕분에 새삼 향수에 젖었다. 어찌 보면 그때가 더 영화를 영화로 즐기고, 삶을 피부로 느끼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요즘은 종종 내가 유령처럼 느껴진다. 






어쨌든, 이로써 김영하 작가 단행본 세권째 독파. 언젠가 한 작가의 책을 두권 이상 읽는 것이 팬을 자처하는 일이라 했었는데. 쩝. 너무 작가의 뷰파인더에 편향하는 기분이라 다른 책을 한권 읽고, 다시 3종 세트의 마지막인 ‘말하다’를 읽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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