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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_유혹하는 글쓰기, 고전으로 남을 글쓰기 책

부엉개 2019. 2. 3. 15:49

유혹하는 글쓰기가 스티븐 킹의 책으로는 처음이었는데, 처음에는 사실 '뭐 이런 허풍쟁이가 다 있지?' 하는 생각을 했다. 재미는 있었다. 나도 소설을 끄적거리는 처지에서 보면 황당무계한 얘기를 서슴없이 하는 사람 같았다. 형편없는 작가는 괜찮은 작가가 될 수 없고, 괜찮은 작가는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없다니. 그래도 재미는 있으니 끝까지 다 읽긴 했다. 이것이 처음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은 독후감을 간추린 내용이다.






처음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을 당시에는 이따금 소설을 쓰고 있었는데, 이 책이 내 글쓰기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런데 사실은 내 독서 습관이 문제였던 것이다. 우연히 취향에 잘 맞는 한 권의 소설을 만나고, 몇 권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꽤 오랜 시간 의무적인 독서가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누가 보기에 "쟤는 책을 많이 읽는 애야." 이런 말이 중요했던 것이다. 최근까지도 그랬다. 어떤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마침내 내게도 능동적인 독서의 시간이 찾아왔다. 5년만에.


다시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은 것은 김영하의 산문 '읽다'를 읽고 난 직후였다. 김영하의 똑똑한 언어에 심술이 나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곧장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펼쳐 들었다. 왜 하필 스티븐 킹의 책이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글쓰기보다 킹 선생의 자전적 이야기가 더 많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런 부분이 그렇게나 지루했다. 몇 번이나 읽다가 끊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놀라운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대략 이 책을 두 번쯤 읽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처음 읽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들었다. 외모가 그저 그런 여자가 어느 날 갑자기 예뻐지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소설집 '악몽을 파는 가게'로 스티븐 킹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생기긴 했다. 제법 견고한 종류의.






나의 아담한 서가는 좋아하는 순서 대로 책을 꽂게끔 공간을 나누어 놓았다. 원래 유혹하는 글쓰기가 있던 동네는 3번가였는데, 오늘부로 1번가로 이사했다. 이 책은 벌써 세 번이나 읽었지만, 아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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