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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구해줘, 기욤 뮈소 Sauve moi, Guillaume Musso

부엉개 2016. 11. 16. 22:27

복잡한 인생사와 머리아픈 일, 특히 돈 문제. 인간 관계. 이 모든 족쇄에서 잠깐이나마 자유를 맛볼 수 있는 일들은 많지만, 내게는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그 중 하나다.






기욤 뮈소라는 이름은 여러번 들어봤다. 아주 유명한, 젊은 프랑스 작가. 그 정도만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살아있는 작가가 쓴 소설은 별로 읽어 본 기억이 없어서, 그의 소설 역시 단 한 권도 읽어 보지 못했다. 나는 고전 소설을 주로 읽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책부터 차례로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이러다가 현대소설은 평생 읽어 보지도 못하고 죽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과 동시에 책장을 살폈다.


기욤 뮈소의 '구해줘'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이 두 권이 눈에 들어왔다. 두 권 중, 제목이 더 마음에 드는 구해줘를 골랐다. 나도 누군가의 구원의 손길이 절실해서.


외국 고전 소설을 읽을 때와는 조금 다른, 가벼운 느낌으로 소설을 시작했다. 요 몇 달, 책과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 이대로 죽을 때까지 책을 멀리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다행히 아니었다. 구해줘가 날 구했다.






여섯 시간? 책을 읽는데 그정도 걸린 것 같다. 어깨랑 목이 결려와서 자세를 여러번 바꾸었다. 고전 소설보다 더 잘 읽히긴 했지만 다시 읽어야지 하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적당한 감동, 그리고 사건 간의 개연성은 나쁘지 않았다. 로맨틱한 요소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소설 안에서 우연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용 동화 같았다.


감정이 메말라서인지 여운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소설을 다 읽고 저녁밥을 먹고 다시 글을 쓰려고 앉았는데, 강렬한 기억이 별로 없다. 막상 읽을 때는 그래도 찌릿찌릿 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본다. 먹먹했던 기억이 조금, 허무했던 기억도 조금. 나는 감동적인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나면 허무감에 빠진다. 다행히 허무감에 그리 오래 허우적 대지는 않았다. 소설을 읽으며 등장인물이나 작가의 내면에 나와 닮은 점이 있나도 찾아보며 읽기도 하는데, 그렇지는 않았던 기억. 나는 가슴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이 좋다. 아쉽게도 소설 속에 그런 요소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영화는 영화처럼, 소설은 소설처럼이 좋은데 기욤 뮈소의 구해줘는 무난한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사랑이 부각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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