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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 덜자란 어른들

부엉개 2017. 1. 16. 12:15

  욕망 앞에서 사람 마음은 흔들리는 촛불 같은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도 곧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차례로 다녀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뱃속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배우로서 조승우와 이병헌을 아주 좋아한다. 둘이 작품으로 만난 건 처음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영화 하면 깡패가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그런 영화가 많다. 황정민이 나오거나,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한국영화는 왠지 다 재미있다. 아니면 재미있는 것만 봐서 그런가. 하여간 <내부자들>도 폭력이 섞인 영화다. 정치와 폭력을 다룬 우리나라 영화 하면 퍼뜩 떠오르는 게 <신세계> 정도인데, 내부자들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세 시간. 꽤 긴 러닝타임인데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이런 게 취향 저격인가 싶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독한 악역이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린 영화를 보면 주먹부터 쥐어졌는데, 이제는 그저 덤덤하다. 그만큼 불합리한 현실과 타협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런 것들이 너무 만연해 있어서 그렇다거나.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영화에서는 힘이 모자라도 강력히 항의할 줄 아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런 대리만족 때문에 영화를 보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영화 속 정의로운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 이제는 나보다 용기 있는 사람이나 힘센 사람을 앞세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요즘 영화에서는 악역이지만 악역이 아니고, 처음엔 악역이다가 끝까지 악역은 아닌, 현실성 있는 캐릭터가 자주 등장한다.


  내부자들의 악역은 덜자란 어른들이다. 힘은 갖고 있지만, 생각하는 것은 못된 어린아이 같다. 정의로운 편은 힘은 없지만 비교적 어른스러운 생각을 품고 있다. 요즘 내가 자주 하는 생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더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나이만 처먹은 덜자란 어른들이 너무 많다. 어쩌면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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