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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책

더블린 사람들: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 Dubliners

부엉개 2016. 12. 20. 22:05

  <더블린 사람들>을 두 번째 읽었는데, 이 단편 소설은 내게는 조금 어려웠다. 취향 문제도 있겠지만, 쌩쌩하다가도 이 책만 들면 졸음이 밀려왔다. 요즘은 그래도 이책 저책 널뛰지 않고 한 권을 쭉 읽는 편인데도 그랬다. 별로 두텁진 않은 책으로 열다섯 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길이도 가지각색.






  <더블린 사람들>에 들어 있는 단편이 모두 다 졸린 것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설에 비해 그랬다는 얘기다. 소설 속 짧고 긴 이야기들이 두루 말하고 있는 게 있다. 하나는 더블린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라는 것, 두 번째는 어떤 결말이 있다기보단 계속 나아가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많은 단편 소설이 그렇다. 삶의 한 조각을 꺼내어 보여주는. 그런 면에서 볼 때 <더블린 사람들>은 훌륭했다. 밋밋한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가장 길었던 마지막 단편인 <죽은 사람들>의 경우는 어느 정도 공감하며 읽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분위기로 있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아주 달랐다. 특히 남자, 여자의 경우 더 많이 달랐다.


  <더블린 사람들>에는 인물 사이 대화가 눈에 띄게 많았다. 인물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많고. 묘사도 많고. 그런데 한 사람을 칭할 때 이름으로 불렀다가, 성으로 불렀다가, 세례명으로 불렀다가, 별명으로 불렀다가 해서 머릿속이 뒤죽박죽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안 그래도 짧은 소설에서 뭐 그리 등장인물이 많은지. 책을 읽다가 수시로 앞으로 넘어가야 했다. 어떤 것은 이야기가 끝나가는 문맥이면 반갑기까지 했다.






  이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초기작이라고 한다. 책을 친구라고 하면, 죽이 안 맞는 친구는 어떻게 해도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친구를 만나는 '때'도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제임스 조이스의 다른 작품을 먼저 읽었더라면 지금보다 나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제임스 조이스 책을 책장에 꽂아두고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다.


  서먹서먹한 친구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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