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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 유쾌한 작가 스티븐 킹의<유혹하는 글쓰기>

부엉개 2019. 7. 2. 17:48

스티븐 킹의 책은 유혹하는 글쓰기가 처음이었다. 오래 된 일이다. 이 책을 총 세 번쯤 읽었는데 처음에는 그저 그랬다. 시답잖은 자기 얘기만 늘어놓은 책이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자기 얘기 말고 무슨 얘기를 더 하랴. 잘 모르는 얘기를 자기 얘기마냥 하는 사람은 허풍쟁이일 뿐이다. 좋은 글쓰기를 표방한 여느 책들보다 더 오래 갈 글쓰기 책이라 생각한다. 굳이 글쓰기에 포커싱을 맞추지 않더라도, 솔직 담백한 산문으로 괜찮다.

 

 

 

 

 

이 책에 더욱 빠져든 계기는 스티븐 킹의 소설집 악몽을 파는 가게때문이었다. 작가한테 호감이 생기니 유혹하는 글쓰기도 다르게 읽히더라.

 

스티븐 킹이 가진 공포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내게는 무색했다. 그전부터 영화 캐리’, ‘미저리’, ‘샤이닝등의 원작자가 킹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정작 소설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이는 단순히 내가 공포물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혹하는 글쓰기만 해도 벌써 서너 번은 읽었고, 악몽을 파는 가게도 다시 읽지 않을까 싶다. 특히 작가가 글쓰기나 소설을 대하는 자세에 공감했다.

 

몇 해 전, 소설 플롯 수업을 들으러 다닌 적이 있는데, 구성을 꼼꼼하게 짜고 소설을 쓰는 것은 영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킹 작가가 이 책에서 비슷한 얘기를 한다.

 

플롯 따위 개나 줘버려!”

 

물론 100명의 소설가가 있다면 100가지 다른 방식이 있다고 믿는다. 또 그들의 방식을 존중한다. 아무렴.

 

 

 

 

 

글쓰기는 물론, 스티븐 킹이라는 한 사람이 인생을 대하는 방식이 적잖이 드러나 있는 책이다. 글쓰기가 업이 아닌 사람도 개그코드만 맞는다면 재미나게 읽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로 돈을 버는 사람이라면 더욱이 읽으면 좋겠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킹 작가의 진심을 확인하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말로 떠벌리는 사람이 많아 진심이라는 단어의 빛이 바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진심이 녹아 있었다. 스티븐 킹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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