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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책

윌리엄 셰익스피어_리어왕, 극작품에 마침내 호감이!

부엉개 2019. 1. 27. 15:59

극작품에 호감을 느끼는 데까지 책 다섯 권 분량만큼의 시간이 걸렸다. 그나마 다행은 내가 읽은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이 그렇게 두껍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민음사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해설을 살펴보면 있음과 없음, 비워내기, 이분법적 사고, 극적 공과 같이 난해한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을 일일이 설명할 능력이 내게는 없다. 나름 이해는 가도, 설명하려고 하면 정신나간 사람처럼 보일 게 불보듯 뻔하다. 나름의 이해와 보편적인 이해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그래서 언제나 그렇듯, 내 수준을 고려한 눈높이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 극작품, 리어 왕에 관한 썰을 풀도록 하겠다.






내게 극작품이란?

리어 왕 전까지는 '필독 도서.' '어려운 책.' '지루해. '졸려.' 등이었는데, 리어 왕부터는 생각을 조금 고쳐먹게 되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셰익스피어의 극작품에는 희극과 비극이 있는데, 특히나 4대 비극이 유명하다. 4대 비극이 쓰인 시대순은 햄릿-오셀로-리어왕-맥베스. 내가 읽은 순서는 오셀로-햄릿-맥베스-리어왕. 읽고 보니 순서는 별로 상관없어 보인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아들 햄닛이 죽고 난 뒤 4대 비극의 시작인 햄릿을 썼고, 그 뒤로도 줄줄이 비극을 썼다. 이는 셰익스피어에게 아들을 잃은 상처, 혹은 슬픔이 어떤 의미였을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리어 왕

내게는 다섯 번째 극작품인 리어 왕을 읽으며 마침내 극작품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리어 왕이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기보다는 리어 왕을 읽는 시기에 비로소 그렇게 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겠다. 리어 왕을 포함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대체로 단순한 줄거리를 가졌다. 극작품은 방백이나 대화로 인물을 풍성하게 표현해야 해서 줄거리가 복잡하지 않은 것 같다. 리어 왕도 고전에 속하는 책이라서 500년 전은 어땠을까 상상하며 읽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이라는 동물은 복잡미묘한 듯하면서도 굉장히 단순하다는 사실이었다. 비슷한 실수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들 사이에 낄수만 있다면 내가 가장 똑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개죽음 당하는 하인1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극작품을 어려워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책일수록 평온한 마음으로 읽는 자세가 필요할 텐데, 요즘 같은 시대에 평온을 찾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와 유혹들. 바쁘다는 말로 일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극작품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은 억지로 책을 붙들고 있기보다, 내가 왜 불편한 마음으로 책을 들고 앉아 있는지를 찬찬히 생각해 보는 것도 극작품과 친해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겠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넷쯤 읽어 보니, 그의 어떤 작품이든 입문서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어 왕도 물론이다. 극작품은 대개 등장인물이 우리의 현실과는 무척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지지만, 그 와중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접점이 분명 존재한다. 그것을 찾으려면 때로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을 더듬어야만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지난한 사람, 보다 쉬운 사람이 있다. 어쨌든 많은 사람과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고전의 떨칠 수 없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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