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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구 바꾸기: 할 줄 알면 돈이 굳습니다

부엉개 2018. 2. 10. 00:30

몇 년 전에 어머니가 등기구를 갈려고 동네 철물점 아저씨를 불렀는데 3만원인가 줬던 것 같아요. 오래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언저리였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돈이 아깝다며 종일 투덜거리셨어요. '아, 내가 배우고 말지!' 그때 그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이 포스팅을 남기는 이유는 어렵지 않은 일임에도 큰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눈 감고도 등기구를 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사건이 터졌어요. 졸린 눈을 비비며 어두운 방에 보조의자를 놓고 올라섰어요. 방이 어두우니 당연히 전원을 꺼놓고 형광등을 분리해 놓은 줄 알았습니다. 등기구를 분리하려는데 전선이 잘 빠지지 않았어요. 니퍼를 가지고 와서 전선에 갖다 대는 순간, 번쩍! 불꽃이 튀는 동시에 눈 옆으로 뭔가가 피융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더운 여름이었는데 등골이 오싹하더군요. 순식간에 잠이 뒷산으로 달아났습니다.


뭔가가 터지는 소리와 탄내에 놀라셨는지 어머니가 황급히 저한테 달려 오셨어요. "괜찮니?" 물으셨어요. 저는 멍하니 어머니를 쳐다봤어요. 오금이 저리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무척 쉬운 작업이지만, 제가 당부하고 싶은 말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쿠팡에서 주문한 등기구.

동네 철물점 거의 절반 가격입니다.


그래도 저희 어머니 같은 분들은

여전히 철물점에서 사서 쓰시니까

동네 철물점이 망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배송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두 개를 주문했어요.




두영조명 FPL 36Wx2 전자식




구성품을 확인해 주세요.

등 기구, 지지대, 나사못 두 개, 너트 두 개.




전원을 꼭!꼭!꼭! 꺼야 합니다.

꼭!꼭!꼭!꼭!꼭!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안전 제일!




이케아에서 만원 안 되는 가격에 산 공구세트

(맞나? 가격은 잘 기억이 안 나는군요)


그런데 사실 준비물은

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ㅋㅋㅋ





스위치 전원을 껐다면

우선 형광등을 분리해 주세요.




드라이버로 나사못을 풉니다.




연결 부분 플라스틱 버튼을 누른 상태로

전선을 분리합니다.

아래 말고 위쪽 버튼요.


오래되어 분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전선 피복을 다른 손가락으로 잡고 버튼을 누른 손을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빼줍니다.




전선을 지지대 구멍으로 빼주고,

나사못을 드라이버로 조입니다.


전동드릴이 있으면 그걸 쓰세요!




새 등기구의 전선 끝에 매달린

접합부 플라스틱 버튼을 눌러 끼웁니다.

전선 색은 상관 없어요.


분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끼울 때도

등기구에 연결된 위쪽 버튼입니다.

등기구 전선이 연결된 반대쪽.




연결이 잘 되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한쪽 형광등만 끼워서 불을 켜 봅니다.


정상적으로 작동이 된다면 다시 불을 꺼 주세요.

그리고 형광등을 분리합니다.




지지대에 붙은 볼트를 등기구에

위치한 구멍 사이로 통과한 뒤에 너트를

손으로 돌려 잠그면 됩니다.


그러고 다시 형광등을 양쪽 다 끼우세요!





자, 완성!




혼자 사는데 이 정도는 할 줄 알면 좋아요. 물론 할줄 몰라도 괜찮은데, 돈이 들어갑니다... 10분이면 손쉽게 할 일을 몇 만원씩 주고 사람을 부르고, 또 기다리고 해야 하는 거죠. 그렇지만 정 못하겠으면 기사 님을 불러서 그 분이 하는 걸 잘 관찰한 뒤에 해보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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