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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The Kite Runner, Khaled Hosseini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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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The Kite Runner, Khaled Hosseini

부엉개 2016. 11. 28. 00:13

소설을 읽으며 찔금 눈물이 흘렀다. 연을 쫓는 아이를 읽으며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을 나열해 보면 이렇다. 부자간의 애증, 아프가니스탄의 현대사, 삶과 죽음, 종교, 우정, 죄. 이런식으로 나열하다보면 끝도 없을 것 같다. 지금은 머리가 멍하다. 그래도 가슴은 소설이 준 수많은 울림을 기억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울림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아름다운 부스럼이 살아가는데 좋은 거름이 되면 좋겠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어쩌면 어긋나는 것이 순리라 여겨질만큼 복잡하다. 내가 아버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까지는 30년이라는 세월이 넘게 걸렸다. 그조차도 일부분일 뿐이다. 어릴 때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보고 다른 가정의 부자지간을 부러워했던 적이 많았다. 나는 항상 불만이 많은 아이였다. 아버지의 폭력성 때문에 그랬는 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주인공인 아미르와 그의 아버지인 바바도 우리와 비슷했다. 많은 부분 비슷했고, 많은 부분 달랐다. 부자지간에 서로를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수십년의 시간과 남자라는 동물의 본능 때문이리라. 남자들 간에는 작든 크든 경쟁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된다. 연을 쫓는 아이에서는 아버지와의 갈등, 화해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내게 삶에 관한 위기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바바와 아미르의 삶이 순식간에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지금 나의 평온한 삶이 바람 앞에 촛불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숨기고 있던 약점을 날카로운 바늘로 콕 찔린듯한 기분도 느껴졌다. 그렇지만 불안에 떨며 삶을 재촉하면 안 될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삶을 대하는 태도를 조금 바꿔보는 정도로 하면 좋겠다.






주인공인 아미르와 언청이 하산의 우정은 정말이지 눈물겨웠다. 그런 뿌리깊은 연대감과 사랑이 현실에서 가능하기나 한건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욱신거릴 정도로 둘의 관계는 아프다. 소년 아미르는 트라우마와 상처, 슬픔을 딛고 결국 성장한다. 그의 성장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람은 왜 아파야만 성장하는 걸까.


아프다고 성장하긴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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