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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 받을 용기: 4년만에 다시!

부엉개 2019. 4. 16. 01:11

4년 전 읽고 적잖이 영향을 받았던 책이다. 최근 다시 읽어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사각지대가 보이는 느낌?


사람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사람의 열 가지 장점보다는 한 가지 단점을 찾아내는 못된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대할 때만은 더없이 관대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4년 전에는 책이라는 물건의 정체성을 제대로 몰랐었다. 책의 정체는 둘째 치고 나의 정체성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겠지만.

 

 

 

 


책의 맹점 두 가지가 기억에 남았다. 이 두 가지는 사람에 따라 사소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첫 째. 책에서 자주 인용했던 속담 중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독자는 으레 주인 역할만을 상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떨까. 내가 말 역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겉으로는 미소를 띤 채, 속으로는 상대방을 물가로 데려가는 말처럼 취급한다면 몹시 기분 나쁜 일이다. 어린아이를 대할 때조차 이런 마음가짐이면 곤란하지 않을까. 비유는 비유일 뿐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하물며 이 책은 사람 간의 대등함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책이 아니던가.

 



두 번째는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였다. 나는 때때로 죽기 전까지도 트라우마, 즉 깊은 마음의 상처를 떨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자신이 상처를 가진 줄도 모른 채 괴로워한다. 당신은 이 과거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은가? 혹은 죽을 때까지 안고 가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이를 치료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에 각인된 상처를 치유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애초에 상처가 왜 생겼는지, 치유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이유를 밝히는 것조차 몹시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일이니 얼른 잊어버리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마음가짐만으로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상처가 발목을 잡는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 마침 가까이에 현인이 있어 마음의 상처를 쉽게 극복했더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만약 그런 느낌이 들더라도 상처의 근본을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상처를 극복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적어도 나는 그 일이 아들러 심리학이라는 이론을 받아들이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또한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이 책을 잘못 읽고는 아픈 사람들을 채찍질하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 오래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한편 깊은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극복한 사람에게 과연 이 책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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