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로그
트러커자켓, 더비슈즈: 누렁이와 함께한 완벽한 하루! 본문
해가 넘어갈 즈음 갑자기 약속이 잡혀서 부랴부랴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도 낮에는 더웠는데 저녁에는 선선해져 트러커재킷 안에 스웨트셔츠를 입은 게 적절하게 느껴졌다. 1년이 매일 요즘 같은 날씨면 좋겠다는 뻔한 생각을 하게 된다.
당분간 연애는 안 하기로(사실 못) 다짐했지만, 봄 날씨는 확실히 사람 마음을 부추기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려는데 친구가 도도도도 뛰어오더니 계산했다. 나와서 좀 걷다가 커피를 마시러 냥이가 손님을 맞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친구가 커피도 사겠다고 우겨서 본의 아니게 저녁 내내 얻어먹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지출은 버스비 2,400원, 끝. 다음에 만나면 고기를 사야겠다.
해가 떨어져 어둠이 깔리고 나니 좀 추워지기까지 해서 슬쩍 누렁이의 버튼을 채웠다. 요즘 데일리로는 맨투맨에 얇은 외투가 정말로 딱인 것 같다. 누렁 트러커재킷에 검정 더비슈즈가 곧잘 어울리긴 했는데, 아직 길이 덜 들어서 발이 혹사당한 것 말고는 거의 완벽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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