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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로그
소설을 읽으며 한 마리 곤충이 된 기분을 상상했다. 윽, 벌레 그만 때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벌레 학살자다. 같은 언어로 말하는데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험이라면 누구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갑충으로 변한 뒤 인간의 언어를 차츰 잃으며 얼마간 인간성도 잃어간다. 사람이 얼마나 다른가 하는 풍자로 볼 수 있다. 또한 본능적인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송’보다 짧은 단편 소설임에도 임팩트 있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나를 생각해 보았고, 이 개념을 사회구성원인 나로 확장할 수도 있다. 본질적인 나에 관해서도. ‘변신’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운 좋은 사람이야 훌륭한 아버지가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변신에 등장하는 아버지처럼 미성숙한 아버지를 뒀다. 고집..
글이 너무 잘 읽혀서 당황했다. 단락 하나가 한 페이지를 잡아먹는 것은 예사고, 등장인물의 대사가 한 페이지를 넘을 적도 많은데. 페이지를 빽빽하게 채운 답답한 모양새와는 달리 술술 읽힌다는 점이 신기하기만 하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오해를 만나며, 또한 바로잡게 된다. 오해는 외부에 의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내부에서 시작되는 오해가 더 치명적이다. 그밖에도 개인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어려움이 세상에는 참으로 많다. ‘소송’을 통해 개인의 오해와 착각에 관해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요제프 K는 거만하고 냉소적인 면을 가진 젊은이로 얼마간 사회적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소설은 젊은 날에 이른 성공을 거둔 젊은이의 지표로 요제프를 꼽고, 그 안으로 들어가 속사정을 파헤친다. 막..